검색결과23건
연예일반

[1초의 미장센] ‘발레리나’ 전종서, 친구의 죽음을 목격하다 ②

영상 콘텐츠에는 짧은 장면일지라도 그 안에 의미심장한 장치가 보석처럼 숨어 있습니다. 의도한 것이든, 의도하지 않은 것이든 이런 재미를 찾아보는 것이 바로 영상 콘텐츠의 매력입니다. 1초 만에 지나간 그 장면 속 의미를 짚어보고 깊이 있게 맛볼 수 있도록 ‘1초의 미장센’을 소개합니다. 배우 전종서가 ‘발레리나’로 독보적인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전작 ‘버닝’, ‘콜’, ‘몸값’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넷플릭스 영화 ‘발레리나’는 경호원 출신 옥주(전종서)가 소중한 친구 민희(박유림)를 죽음으로 몰아간 최프로(김지훈)를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전종서가 데뷔 이후 처음으로 본격적인 액션 연기에 도전했다.이 작품은 전종서 주연의 액션 스릴러다. 옥주는 친구 민희의 연락을 받고 집에 갔다가 침대 위 선물 상자를 발견한다. 그 안엔 토슈즈와 함께 복수를 해달라는 친구의 메시지가 적혀있다. 그리고 욕실에서 싸늘하게 죽어가는 친구를 발견한다. 옥주는 삶의 원동력이 되어줬던 소중한 친구를 위해 홀로 외롭고 잔인한 복수에 나선다.전종서는 뛰고 날고 구르는 액션을 가벼운 몸짓으로 소화한다. 그는 최근 진행된 ‘발레리나’ 인터뷰에서 “몸을 다 던져서 싸우기 때문에 마음이 찢어질 만큼 불쌍하게 느껴졌으면 했다. 유연하고 민첩하게, 또 눈빛으로 액션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보려고 했다”고 고민한 흔적을 드러냈다.전종서는 마치 발레리나 같은 액션을 펼친다. ‘버닝’, ‘콜’, ‘몸짓’ 등 여러 작품을 거치면서 쌓은 연기를 액션에 담았다. 최프로 역의 김지훈과 격투신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아 눈길을 끈다. 액션뿐만 아니라 전종서의 감정 연기도 보는 재미가 있다. 친구의 죽음을 목격한 전종서의 표정은 그의 연기 내공을 여실히 드러낸다. 믿을 수 없는 현실과 혼란스러움, 마치 울 것 같은 표정은 그간 전종서에게서도 발견하지 못했던 얼굴이다.‘발레리나’는 영화계 아이돌이라 불리는 빛나는 외모를 갖고 있는 이충현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충현 감독과 전종서는 전작 ‘콜’에서 호흡을 맞추면서 연인으로 발전했다. 이충현 감독은 “‘콜’을 촬영할 때 전종서가 비닐하우스에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있었다. 그때 직감적으로 뭔가 누아르 장르로 다시 한번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그게 ‘발레리나’까지 이어졌다”고 함께한 이유를 밝혔다.14일 기준 ‘발레리나’는 국내 넷플릭스 영화에서 1위를 차지했다. 작품 자체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는 상황에서도 전종서의 연기는 훌륭했다는 반응이다. 전종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란 평을 받고 있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10.16 06:00
영화

[28th BIFF] “5번 봐도 재밌다!” 감독·배우 자신한 ‘발레리나’[종합]

배우들도 연출자도 즐길거리 최고라고 자신했다. 넷플릭스 영화 ‘발레리나’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객들과 만나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끌어올렸다.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는 ‘발레리나’ 오픈토크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이충현 감독과 배우 전종서, 김지훈, 박유림,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그레이가 자리했다. 전종서가 시나리오를 읽을 때 눈물이 났을 정도라는 이 작품은 출연 배우들 모두 “즐길거리가 많다”고 자신했을 정도.빌런으로 활약하는 김지훈은 “지난 2주 동안 5번 정도 봤다”며 “그렇게 봐도 재밌었다. 안 질린다”고 귀띔,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단편영화 ‘몸값’으로 영화계에서 크게 주목받고 넷플릭스 영화 ‘콜’로 인정받은 이충현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또 한 번 스타일리시한 연출 감각을 보여줄 전망이다. 이 감독은 “우리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달려나가는 작품”이라며 “러닝타임도 90분 정도로 그리 길지 않다. 마음 편히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발레리나’는 경호원 출신 옥주(전종서)가 소중한 친구 민희(박유림)를 죽음으로 몰아간 최프로(김지훈)를 쫓으며 펼치는 아름답고 무자비한 복수를 그린 영화다. 영화엔 뮤지션 그레이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전종서는 “음악감독님이 우리 작품 이후에 다른 작품에선 음악감독을 안 하셨으면 좋겠다. 그 정도로 독창적이고 너무 좋다”고 말했다. 박유림 역시 ‘발레리나’의 강점으로 “그레이 음악감독의 음악”이라고 이야기했다.그레이는 배우들의 큰 칭찬에 민망해하면서도 “‘발레리나’는 사운드도 좋고 배우분들의 감정 연기도 훌륭하다. 나도 음악을 만들면서 울 뻔했다”며 작품의 장점을 공개하는 걸 잊지 않았다.참여한 이들이 한입으로 기대해도 된다고 자신한 ‘발레리나’는 6일 오후 4시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부산=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0.06 13:53
무비위크

이충현♥전종서 공개열애…다시금 주목받는 영화계 감독·배우 커플

감독에게 있어서 배우는 언제나 뮤즈 같은 존재, 반대로 배우들 역시 감독에 대한 로망이 크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콜'을 통해 감독과 배우로 처음 만나 사랑을 키운 이충현 감독과 배우 전종서가 3일 열애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가운데, 그간 연인 혹은 더 나아가 부부의 연을 맺은 감독·배우 커플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감독과 배우는 오랜 기간 촬영을 하며 정서적으로 교감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직업군보다 더욱 돈독한 관계를 맺는다. 이들의 호흡과 케미가 작품의 완성도로도 직결되는 경우가 상당하기 때문. 이에 시대를 불문하고 감독과 배우는 연인 사이로 종종 발전하곤 했다. 내로남불 정석 홍상수·김민희 감독·배우의 만남을 떠올렸을 때 가장 큰 존재감을 내비치는 이들은 바로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다. 이들의 열애 소식은 당시 영화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를 발칵 뒤집어 놨다. 그들은 로맨스라 말하지만 세상은 불륜이라 표현하는 사랑이다. 2016년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에서 눈이 맞은 두 사람은 2017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 시사회 자리에서 '사랑하는 사이' 임을 공표했다. 홍상수 감독은 이혼 소송을 감행했지만 실패로 끝나면서 5년째 그들만의 세상에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발전적 관계, 장준환·문소리 '지구를 지켜라'(2003), '화이'(2013), '1984'(2017) 등으로 유명한 장준환 감독은 최근 '세자매'로 각종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고 있는 배우 문소리와 부부다. 장준환 감독과 문소리는 2003년 가수 정재일의 뮤직비디오 '눈물꽃' 연출과 배우로 출연하며 처음 만났다. 이후 정식 연인 사이로 발전, 2006년 12월 웨딩마치를 울렸다. 이들은 남편과 아내를 넘어 서로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는 친구이자 동료로 모범적 커플의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다. 2017년 문소리가 감독을 맡은 영화에 장준환 감독이 직접 카메오로 출연하는 등 영화 내적으로도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으며, 문소리 역시 '1987'에 우정출연했다. 세기의 국제커플, 김태용·탕웨이 탕웨이를 잡은 남자로 여전히 많은 영화인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김태용 감독이다. 2011년 영화 '만추'를 통해 탕웨이와 처음 만나게 된 김태용 감독은 촬영 이후에도 탕웨이와 좋은 친구로 지내다 2013년 탕웨이가 광고 촬영을 위해 다시 한국에 왔을 때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두 사람은 10살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2014년 7월 스웨덴에서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탕웨이는 '색계' 등으로 인기를 끌며 중국은 물론 글로벌 스타로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김태용 감독과의 결혼 소식은 단숨에 화제를 모았다. 이후 탕웨이는 '분당댁'으로 불리며 국내 팬들의 애정을 얻기도 했다. 김태용 감독과 탕웨이는 개봉을 준비 중인 '원더랜드'에서 또 한번 호흡을 맞췄으며, 탕웨이는 박찬욱 감독 영화 '헤어질 결심' 개봉도 앞두고 있다. 공식 유튜브 채널까지, 구교환·이옥섭 독립영화계 스타로 활약하며 '꿈의 제인'(2017)으로 눈도장을 찍고 '반도'(2020) 'D.P.'(2021) '모가디슈'(2021) 등 작품을 통해 상업 무대까지 종횡무진하고 있는 구교환은 이옥섭 감독과 8년째 사랑을 키우고 있다. 2015년부터 연인이자 영화 파트너로 다수의 작품을 함께한 두 사람은 감독과 감독, 감독과 배우로서도 깊이 교류하고 있다. 또한 '2X9HD'라는 유튜브 채널을 함께 운영할 정도로 깊은 애정을 과시, 감각적인 미술과 유행하는 의상 등을 담은 영상물을 업로드하며 앞서가는 트렌드세터로서의 면모까지 드러내고 있다. 천재감독♥천재배우, 이충현·전종서 배우와 감독 만남의 명맥이 끊기나 싶었던 찰나, 젊은 세대에서도 커플이 나왔다. 이충현 감독과 전종서 또한 작품이 맺어 준 인연이다.단편영화 '몸 값'(2015)을 통해 충무로 기대주로 급부상한 이충현 감독에게는 첫 상업 장편영화, 이창동 감독이 선택한 신예로 주목받은 전종서에게는 충무로 신데렐라가 택한 차기작으로 주목받은 '콜'이 각종 호평과 함께 연인도 찾아줬다. 전종서와 이충현 감독의 만남은 '콜' 공개 전 후로 영화계에 암암리에 퍼져 있었다. 두 사람 역시 젊은 연인답게 굳이 사이를 숨기지 않았고, 가까운 관계자와 지인들에게 연인임을 공개하는가 하면 당당히 데이트를 즐겼다. 일과 사랑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케이스로 선남선녀 커플에 부러움 섞인 반응도 쏟아지고 있다. 박상우 기자 park.sangwoo1@joongang.co.kr park.sangwoo1@joongang.co.kr 2021.12.03 17:58
연예

요즘 외롭지 않다던 전종서 "이충현 감독, 날 어떻게 다뤄야하는지 간파"

배우 전종서(28)와 이충현 감독(32)의 열애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종서의 여러 발언들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화 '콜(이충현 감독)'을 통해 첫 인연을 맺고 연인 사이로 발전한 전종서와 이충현 감독이 3일 열애 사실을 공식 인정, 영화계 공개 커플이 됐다. 또래 연령대와 바라만봐도 훈훈한 투샷 비주얼에 네티즌들의 축하 메시지도 쏟아지고 있는 상황. 특히 현재 신작 '연애 빠진 로맨스(정가영 감독)'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전종서인 만큼, 최근 인터뷰에서 언급했던 연애 스타일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새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전종서는 인터뷰에서 "만남에 있어 소극적이지만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한다. 다들 한번씩은 경험한다는 소개팅을 해본 적도 한번도 없다. 고리타분하고 고지식하고 보수적인 부분이 있다"고 귀띔했다. "평소 외로움은 많이 느끼는 편인가. 요즘 연애 상황은 어떠냐"는 질문에는 "긴 시간 외로움과 불안감에 휩싸여 지냈지만 요즘은 아니다.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계속 달려가고 있는 느낌이다. 외롭지는 않다"고 에둘러 표현했다. 사실 전종서와 이충현 감독의 열애는 영화계에서는 공공연하게 알려졌던 사실. 전종서는 외로움이 사라진데 대해 "어떤 변화가 있어서는 아니다"고 말했지만, 가까운 관계자들과 지인들에게는 거리낌없이 공개할 정도로 숨기지 않았던 만남이라 모두가 응원하고 있었다. 열애 소식이 전해진 3일 당일에는 공교롭게도 '연애 빠진 로맨스' 홍보 차 '최화정의 파워타임'을 방문하기도 했다. 라디오에서도 연애 스타일 질문은 빠질 수 없는 터. 전종서는 "나는 되게 순수하게 만난다, 다 보여주고 많이 공유하면서 만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지난 10월 개최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액터스하우스 행사에 참석했던 전종서는 이충현 감독에 대해 "이충현 감독님은 되게 스마트하다. 영화 촬영을 시작하기 전부터 나를 어떻게 다뤄야하는지 간파하셨고 그 스타일대로 방목했다"며 미소지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전종서는 차기작으로 이충현 감독이 천재 감독으로 눈도장을 찍게 된 단편영화 '몸값'의 장편영화 버전 출연을 확정했다. 이충현 감독은 앞서 전종서가 SNS에 미리 올렸던 시나리오를 차기작으로 따로 또 같이 열일 활동을 이어갈 전망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2021.12.03 16:03
무비위크

[이슈IS] 사실상 비밀공개연애…전종서♥이충현 영화계 커플 탄생

차세대 충무로를 이끌어 나갈 영화계 선남선녀 커플의 탄생이다. 영화 '콜'을 통해 인연을 맺은 배우 전종서(28)와 이충현(32) 감독이 3일 열애 사실을 인정하고 연에계 공식 커플이 됐다. 전종서와 이충현 감독이 열애 중이라는 소문은 지난해 2월 당초 '콜'이 극장 개봉을 추진하면서 첫 제작보고회를 개최한 직후부터 관계자들 사이에서 솔솔 흘러 나왔다.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확산세로 극장 개봉이 잠정 보류되면서 영화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들었고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그저 소문으로만 조용해지는가 싶었다. 하지만 11월 넷플릭스 공개 이후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고, 영화계에서는 기정사실화 됐던 만남이다. 전종서 측 역시 해당 내용이 보도되자마자 지체없이 인정했다. 소속사 측은 "최근 좋은 감정을 가지고 연인으로 발전했다"는 공식입장을 표명했다. '콜'은 이충현 감독에게도, 전종서에게도 의미있는 작품이다. 단편영화 '몸 값'(2015)을 통해 충무로 기대주로 급부상한 이충현 감독의 첫 상업 장편영화이자, 이창동 감독이 선택한 신예배우로 주목받은 전종서가 '버닝' 이후 택한 두번째 영화였다. 특히 전종서는 이번 영화에서 여성 연쇄 살인마 영숙 역을 맡아 미친 열연을 펼치며 '충무로 신데렐라' 수식어가 거품이 아님을 증명, 제5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최우수연기상과 30회 부일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제는 공개적으로 작품을 통해 연인까지 만나게 된 셈. 비주얼부터 훈훈한 이충현 감독과 전종서의 만남에 네티즌들의 축하 인사도 쏟아지고 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2021.12.03 15:03
무비위크

[57회 백상] 이견없는 '영화부문' 수상결과 어떻게 결정됐나

작품의 수와 심사 열정은 비례하지 않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여파로 지난 1년 영화계는 극심한 가뭄기를 겪어야 했지만, 그럼에도 찬사를 받을 만한 작품은 등장했다. 다만 상업·독립영화의 경계를 떠나 전 개봉작 모두 예상보다 많은 관객들과 만나지 못했다는 아쉬운 공통점이 있기에 따뜻한 위로도 필요했다. 후보 선정부터 최종 수상자(작) 결정까지, 올해의 심사위원들은 작품을 여러 번 보고 또 보는 과정을 거치며 어느 해보다 섬세하고 디테일한 논의를 진행했다. 알짜배기 작품들 사이에서 보석을 골라냈고, 한치의 양보없는 주장을 펼치며 팽팽한 열기를 뿜어내기도 했다. n차 투표는 기본, 재논의도 수 십번 이뤄졌다. 연기상 부문은 모든 배우들이 얼마나 멋진 열연을 해냈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했기에 "공동 수상은 절대 안될까"라는 속내도 터져 나왔다. 뭐 하나 쉬운 부문이 없었던 탓에 누구든 납득 가능하고 흡족할만한 결과를 낼 수 있었다. 5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강제규 감독은 "'작품이 어느정도 한정돼 있어 평가도 쉽지 않을까' 싶었던 예상이 보란듯이 어긋났다. 오히려 '작품이 굉장히 많았다면 더 쉬웠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녹록치 않은 선택이었다"며 "그만큼 위기의 순간에도 한국 영화와 영화인들의 시계는 멈추지 않고 빛났다. 좋은 작품을 남겨 준 모든 영화인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최단시간 확정된 부문은 영예의 대상이다. 후보 선정 회의 당시부터 "대상은 이미 정해진 것 아니냐" 언급됐던 심사위원들 마음 속 원픽은 바로 이준익 감독이었다. 심사위원들은 이준익 감독과 '자산어보'라는 작품을 대상 후보로 두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지만, '이준익 감독이 있었기에 '자산어보'라는 결과물이 탄생할 수 있었다'는 것에 주목하며 이준익 감독을 대상 수상자로 빠르게 결정했다. 심사위원들은 "이준익이라는 감독 겸 아티스트가 '자산어보'를 만든 것이다. 작품의 기획, 연출, 캐스팅 등 모든 것에 이준익 감독의 손길이 닿았다. 이준익 감독이 곧 '자산어보'다. 배우들의 연기도 이준익 감독이라는 존재가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며 "이를 계기로 더 많은 관객들이 '자산어보'라는 좋은 작품을 알아주고 또 기억해주길 희망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상에 이준익 감독 이름이 오르면서 작품상과 감독상, 더 나아가 신인감독상과 시나리오상까지 난상 토론이 펼쳐졌다. 작품상부터 난항이었다. 당초 '자산어보'에 힘이 쏠리나 싶었지만, 흉흉한 시국 속에서도 흥행이라는 상업영화 0순위 목표를 일궈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무시할 수 없었다. 각 작품의 정체성 자체도 나쁘지 않아 고민이 깊어졌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이국적 배경에서 신선한 촬영 기법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 액션 영화의 발전을 보여줬고,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두 시간이라는 한 영화 안에 다양한 소재와 메시지를 촘촘하게 얽어 냈다는데 높은 점수를 받았다. '남매의 여름밤'과 '소리도 없이' 역시 작품이 보여준 신선한 성과들에 대한 평이 오갔지만, 어렵게 선정된 최종 작품상 주인공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었다. 심사위원들은 "기본적으로 여성 영화라는 타이틀을 앞세워 90년대 계층문제를 소프트하면서 리듬감 있게 잘 살렸고,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대기업, 환경문제 등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도 용기있게 풀어냈다. 또한 영화 속 배경으로도, 현실적 개봉 시기로도 '범죄와의 전쟁'과 딱 10년의 격차가 있는데, 안팎으로 여성들이 당차게 걸어 온 길을 설명하는 상징성이 남다르다. 여러모로 바뀐 시대를 잘 보여준 느낌이다. 이 시국에 흥행을 했다는 점도 작품적으로 중요하다"고 총평했다. 감독상과 신인감독상, 시나리오상 후보는 동시 노미네이트 된 감독들이 여럿 배출되면서 심사위원들의 고심이 깊었다. 그 중에서도 신인 여성 감독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것에 고무적인 평가를 내리면서 누가 받아도 이견없을 결과에 행복한 고민을 이어갔다. "영화계는 힘들었지만 신인 감독들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기도 했다. 올해만큼은 기성 감독과 신인 감독 사이에 벽을 두는 것이 무의미할 것 같다"는 주장 속 최종 감독상 경합 대상은 홍의정 감독과 윤단비 감독이었다. 결이 다른 '소리도 없이'와 '남매의 여름밤' 모두 좋은 작품이라는 공통되 의견 아래 논의에 논의를 거듭, 세번째 최종 투표에서 4표를 획득한 홍의정 감독이 감독상을 꿰찼다. 심사위원들은 "기본적으로 상업영화라는 틀 안에서 어떠한 요구가 분명히 있었을텐데 자신의 색깔을 용감하게 보이고 지켜냈다는 점이 대단하다. 정형화 된 틀을 깬 작품의 힘과 연출의 정교함이 명확하다. 무엇보다 기성 감독들과 비교해도 신인답지 않게 영화를 잘 만들었다. 미래 뿐만 아니라 현재가 궁금한 감독이다"며 박수를 보냈다. 윤단비 감독은 신인 감독으로 그 능력을 인정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작지만 아름다운 '남매의 여름밤' 세계관을 홀로 세워냈다는 점이 대단하다. 윤단비 감독이 펼쳐나갈 세계관도 궁금하게 만든다. 완성체가 된 감독이 만든 작품 같다. 이야기에 진정성도 단단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신인감독상 후보 '콜' 이충현 감독 역시 함께 거론됐지만 결과는 아쉽게 됐다. 심사위원들은 "다른 해였다면 충분히 신인 감독상을 탈 수 있었을테지만 올해는 훌륭한 신인 감독 유독 많이 탄생한 해라 아쉽다"고 덧붙였다. 시나리오상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과 '자산어보' '내가 죽던 날'의 강점이 고르게 언급됐지만, '내가 죽던 날'과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박빙 투표 끝 '내가 죽던 날'이 한표 차로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애초 갖고 있었던 이야기 자체가 나쁘지 않았던, 완성도 좋은 시나리오로 출발한 작품이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끝까지 잘 유지했다"고 말했다. 남녀최우수연기상은 독보적으로 눈에 띄었던 충무로 젊은 피 유아인과 전종서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여성 악역의 새 캐릭터를 제시한 전종서는 긴 상의없이 최종 만장일치, 유아인은 '자산어보' 변요한과 투표에서 한표 차로 백상 트로피를 거머쥐게 됐다. 특히 남자최우수연기상은 매해 가장 치열한 부문으로 손꼽히는 만큼 올해도 이변없이 다섯 후보 전부 심사위원들의 애정어린 평가를 받았지만 유아인의 존재감이 조금 더 우수했다. 심사위원들은 "유아인은 지난해 영화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제일 고마운 존재다. 일찌감치 인정받은 배우이기에 뭘 하든 잘할 줄 알았지만 더 잘해냈다. 본인의 이미지를 변화시키는데 겁이 없고 용감하다. 캐릭터에 대한 적응도 빠르다. 분명 유아인의 해였다"며 "유아인이 워낙 잘하는걸 알고 있던 배우였다면, 변요한은 재발견이었다. 앞으로 굉장히 잘 해나갈 배우로 가능성을 다시 보였다. '자산어보' 이전과 이후의 변요한은 확연히 다를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남녀조연상은 김선영과 박정민이 치열한 접전 끝 각각 4표로 과반수 이상을 획득했다. 여자조연상은 김선영과 이정은이 대세였다. 이정은은 "이정은은 대체불가 배우가 됐다. '기생충'부터 시작해 매 작품 대단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내가 죽던 날'에서 말 못하는 캐릭터로 표정 연기가 일품이었다. 가장 빛나는 캐스팅이었다"는 호평을 받았지만, '세자매' 김선영을 꺾지는 못했다. 김선영은 "사실 최우수연기상 후보에 올려도 좋을만한 비중과 연기를 담아냈다. 독보적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지난해 TV부문 여자조연상에 이어 영화부문 여자조연상으로 호명되는 기염을 토했다. 남자최우수연기상 못지 않게 남자조연상도 심사위원들이 쉽게 답을 내지 못했던 부문. 작품의 조연 롤로서 주연이 채우지 못하는 매력을 얼만큼 채워줬는지, 캐릭터적으로 배우의 성취는 어느 정도였는지, 또 얼마나 잘 녹아 들었는지 종합 평가 결과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파격적인 트렌스젠더 연기를 소화한 박정민이 많은 표를 가져갔다. 마지막으로 남녀신인연기상은 첫 영화로 '발굴' 된 홍경과 최정운이 생애 단 한번의 영광을 차지했다. 여자신인연기상은 첫 투표에서 박소이, 신혜선, 장윤주, 최정운이 고른 지지를 얻었지만 신혜선과 최정운으로 최종 압축됐다. 심사위원들은 최정운에 대해 "'남매의 여름밤'에서 연기상을 준다면 최정운이다. 일상적이면서도 섬세한 느낌을 잘 표현했다.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어려운 역할을 쉽게 풀어냈다. 감독의 디렉팅도 있었겠지만 첫 영화에서 높은 가능성을 보였다. 배우로서 꾸준히 활동해주길 희망하는 배우다"며 4표 이상의 표를 몰았다. 또한 홍경은 "캐릭터 성격이 강한 역할로 잘 보일 수는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조금만 연기를 못해도 혹평 받기도 쉬웠다. 상황에 훅 빠져 연기하는 모습이 때론 소름이 끼치더라"며 박승준과 대결에서 5표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5.18 10:00
무비위크

[57회 백상] "믿고 보는 배우들"…스크린 최고의 주인공은 누구

두 배의 박수를 받아야 하는 배우들이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려운 시기에도 어렵게 관객을 만나 작품으로 소통한 이들이다. 57회 백상예술대상 최우수 연기상 후보에 오른 10인의 배우 모두 이 박수의 주인공이다. 남자 최우수 연기상 부문의 경우 '자산어보(이준익 감독)'의 두 주인공 모두 후보에 올랐다. 그리고 백상예술대상의 단골들이 대거 포진했다. 여자 최우수 연기상은 신예와 베테랑이 조화롭게 노미네이트돼 아름다운 경쟁을 펼친다. 새로운 얼굴이 주인공이 될지, 믿고 보는 얼굴이 트로피를 추가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어떤 수상의 결과가 나오든 이들은 모두 지난 한 해를 멋지게 빛낸 최고의 주인공들이다. 치열한 논의 끝에 선정된 10인의 주인공 가운데, 백상의 밤을 만끽할 주인공은 누구일까. 5월 13일 오후 9시부터 JTBC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57회 백상예술대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는 작년에 이어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무관중으로 치러진다. 후보 최다 배출 '자산어보'·백상의 명품 단골들 '자산어보'로 한층 더 성장한 배우 변요한이 올해 백상 남자 최우수 연기상 후보에 올랐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흑백 영화에 도전했다는 그는 색채에 기댈 수 없기에 더욱 섬세한 표정과 눈빛으로 연기했다. 이 작품을 통해 스크린에 4년 만에 복귀, 짧지 않은 공백기를 무색하게 만든 활약을 펼쳤다. 변요한이라는 배우의 진가를 제대로 입증했다. 변요한이 처음으로 흑백 영화에 도전했다면, 설경구는 '자산어보'로 데뷔 후 처음 사극 그리고 흑백 영화에 도전했다. 장르가 바뀐다고 설경구가 아닐 리는 없었다. 도포를 입고 갓을 쓴 그는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기대보다 더 톡톡히 이름값을 했다. 역사 속에 존재하던 정약전이라는 인물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2021년 바로 지금 살아 숨 쉬게 만들었다. 유아인은 백상의 단골이지만, 올해는 더 특별한 작품으로 백상을 찾아온다. 그 또한 '최초'에 도전했기 때문. 영화 '소리도 없이(홍의정 감독)'에서 대사가 한 마디도 없는 역할을 맡으며 한계 없는 연기 내공을 보여줬다. 대사가 사라지고 비언어적 표현에 집중했더니 연기력을 더욱 정확히 드러냈다. 이미 최고의 배우이지만,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홍원찬 감독)'는 이정재에게 맞춤으로 짜인 무대였다. 장르적 쾌감을 최대한 끌어올린 이 작품에서 관객의 시각과 청각을 장악했다. '관상'의 수양대군, '암살'의 염석진 등 시간이 지나도 회자되는 인생 캐릭터를 이미 여럿 가진 이정재.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레이로 인생 캐릭터 목록에 한 줄을 또 추가했다. 조진웅은 몽환적인 작품 '사라진 시간(정진영 감독)'을 관객이 더욱 잘 받아들일 수 있게, 명확하게 만든 일등 공신이다. 처음엔 날카로운 눈빛으로 압도하고, 이후엔 떨리는 눈빛으로 미스터리를 선사했다. 영화가 담고 있는 철학적 질문까지 던지는 쉽지 않은 임무까지 완수했다. 명품 배우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은 활약을 펼쳐 보였다. 여성 영화인의 활약…신예VS베테랑 여성 영화인의 활약이 돋보였던 지난 한 해, 이 흐름의 한 가운데에 고아성이 있다. 여성 후배들과 호흡을 맞추며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종필 감독)'을 훌륭하게 이끌었다. 사랑스러운 연기로 사회적 메시지와 상업 영화의 틀, 두 가지를 잘 섞이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55회 백상에서 영화 '항거' 속 유관순 열사 역할로 최우수 연기상 후보에 올랐던 그는 2년 만에 180도 달라진 새로운 얼굴로 변신해 백상을 찾는다. 김혜수라는 베테랑 배우의 가치에 더 보탤 것이 있을까. 영화 '내가 죽던 날(박지완 감독)'을 통해 김혜수는 이 물음에 답했다. 더 보여줄 것이 남았다고. 잔잔하게 흘러가는 '내가 죽던 날'에서 휘몰아치는 인물의 내면을 잘 버무려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특별한 사건 없이 감정 연기만으로 영화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에 성공했다. 말미엔 따뜻한 위로까지 선물했다. 116분의 시간을 뚝심 있게 끌고 나간 김혜수가 있기에 지금의 '내가 죽던 날'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세 자매(이승원 감독)'는 참 묘한 영화다. 가정 폭력과 가족애를 동시에 담아내며, 처절하고 끔찍한데 또 한편으론 장난기가 넘친다. '세 자매'의 주인공 문소리는 능청스러운 모습으로 독특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리얼한 생활 연기로 관객을 '세 자매'의 세계관 속 깊은 곳으로 안내하기도 했다. 독특한 영화, 쉽지 않은 연기, 어려운 도전이었지만 해냈다. 여성 영화인의 활약을 선도하고 있는 그는 백상 트로피를 받을 자격이 충분한 배우다. 베테랑 배우 예수정은 신예의 도전 정신까지 갖췄다. 노인 성폭력 피해를 소재로 한 영화 '69세(임선애 감독)'를 통해 아무나 할 수 없는 역할과 연기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과거 신스틸러로 불리던 그는 '69세'에서 선보인 열연으로 신이 아닌 영화 한 편을 모두 '스틸'했다. 특유의 백발 헤어스타일, 깊게 내려앉은 눈빛, 앙다문 입술만으로도 '69세'가 가진 진짜 가치를 전달할 수 있었다. 데뷔작 '버닝'으로 등장했을 때 전종서는 '이창동 감독의 뮤즈'로 불렸다. 거장 이창동의 이름은 한동안 그를 따라다닐 것이라 예상됐다. 그러나 전종서는 두 번째 영화 '콜(이충현 감독)'로 단숨에 이름 세 글자를 강렬하게 각인시켰다. 전에 없던 여성 살인마 캐릭터를 무시무시한 연기력으로 창조했다. 파격적이며 섹시했고 묘한 에너지가 넘쳤다. 전종서는 명실상부 최근 한국 영화계가 발견한 최고의 신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5.10 08:00
무비위크

배종옥→최수영..전주영화제 심사위원 14인 선정

‘영화는 계속된다’는 슬로건과 함께 오는 29일 개막하는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가 감독과 배우, 프로그래머, 평론가, 제작자 등 다양한 국내외 영화인들로 구성된 경쟁부문과 넷팩(NETPAC)상 심사위원 총 14인을 선정해 14일 발표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다양한 국적과 전문성을 가진 국내외 주요 영화계 인사들과 패기 넘치는 신진 영화인들을 심사위원으로 두루 구성해 전문성과 참신함이 돋보인다. 먼저 국제경쟁에서는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바냐 칼루제르치치 집행위원장, '질투는 나의 힘'(2003)부터 '결백'(2020)까지 다채로운 배역과 장르를 오가며 폭넓은 연기를 보여 주고 있는 배우 배종옥, 베를린국제영화제와 칸영화제 초청작 '백일염화'(2014)와 '와일드 구스 레이크'(2019)를 제작한 선양, '프리덤'(2019)으로 칸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부문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알베르 세라 감독, 홍상수 감독의 '생활의 발견'(2002)부터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2004), 이창동 감독의 '밀양'(2007) 등의 이한나 프로듀서가 참여해, 전 세계 전도유망한 신인 감독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한다. 10편의 반짝이는 한국영화들을 선보이는 한국경쟁에서는 현 전주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이자 영화 '협녀: 칼의 기억'(2015) 등을 연출한 박흥식 감독과 로스앤젤레스 아카데미영화박물관의 키바 리어든 프로그래머, '레몬 공장 소녀'(2013)의 연출자이자, 스트리밍 플랫폼 무비(MUBI)의 콘텐츠 디렉터 키아라 마라뇬이 나서 각자의 시선으로 심사에 나선다. 25편의 작품이 본선에 오른 한국단편경쟁 심사위원으로는 퀘벡시티영화제 프로그래밍 디렉터 로라 로하드, 박신혜, 전종서 주연의 스릴러 영화 '콜'을 연출한 이충현 감독, 영화 '걸캅스'(2019)와 '새해전야'(2021), 전주국제영화제를 무대로 삼았던 드라마 '런 온'(2021) 등을 통해 안정적인 연기력과 캐릭터 소화력을 바탕으로 연기 스펙트럼을 나날이 확장하고 있는 배우 최수영이 선정되었다. 한편, 비경쟁부문에서 상영하는 아시아 영화를 대상으로 아시아영화진흥기구(The Network for the Promotion of Asian Cinema, NETPAC)가 시상에 나서는 넷팩(NETPAC)상은 3명의 심사위원이 참여한다. 부산국제영화제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 변성찬 평론가, 장편 다큐멘터리 '프리 래디컬스: 실험영화의 역사'(2011)의 핍 초도르프 감독이다. 올해 영화제에 초청된 심사위원들은 영화제 기간 중 전주를 찾아 심사를 진행하되, 해외에 거주하는 심사위원들은 별도의 초청을 진행하지 않고 온라인 심사로 대신한다.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 29일부터 5월 8일까지 전주영화의거리 일대에서 오프라인 상영을, OTT 플랫폼 웨이브에서 온라인 상영을 실시하며, 대담과 토크 프로그램 등은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유튜브 계정에서 제공된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4.14 14:05
연예

[무비IS] 기다림 n년째…'승리호'+송중기, 넷플릭스行 망작 계보 깰까

오랜 기다림 끝, '승리호'와 송중기가 온다. 영화 '승리호(조성희 감독)'가 내달 5일 넷플릭스 공개를 확정지으며 표류의 종지부를 찍는다. 개봉 변경만 n차례, 기다림도 n년째다. 한국영화 최초 우주 SF 장르, 250억에 육박하는 제작비, 흥행이 담보 된 배우들까지 '승리호'를 향해 치솟던 기대치는 만남의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뚝뚝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여파로 '승리호'가 찾은 최종 답안지가 넷플릭스로 향하면서 손실은 최소화 한 상황. 남은건 작품에 대한 관객들의 진심어린 반응이다.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사냥의 시간' '콜' '차인표'에 이어 당초 스크린용으로 제작돼 넷플릭스 공개를 결정지은 네번째 작품으로, 시즌 텐트폴을 노렸던 대작으로는 처음, 스크린·넷플릭스를 떠나 2021년 선보이는 첫 국내 대작이라 주목도가 상당하다. 주인공 송중기의 복귀작이라는 것 역시 영화계 안팎의 시선을 끌고 있다. 할리우드에서는 보편적 장르에 속하게 된 SF지만, 국내에서는 이제 막 도약하려는 도전적 성향이 강하다. 2092년, 우주 청소부, 대량살상무기, 돈, 거래, 생계형, 인간형 로봇 등 '승리호'를 완성한 소재들은 확실한 신선도를 자랑한다. 어디에서 본 듯 해도 분명 우리나라 영화는 아니다. 비교 대상은 많지만 'K 무비' 울타리 안에서는 신기원을 열기 충분하다. 혹자들은 제작 자체에 의의를 두기도 하지만, 모든 우려를 뛰어넘고 환상적 우주 세계관을 선물할 것이라는 희망의 불씨도 살아있다. ◇넷플릭스行 영화들 '호평 타율' 씁쓸 '승리호'에 거는 기대 첫번째는 그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들의 '망작' 선입견을 싹둑 잘라내주지 않겠냐는 것. 전종서는 살아남은 '콜(이충현 감독)'을 제외하고 '사냥의 시간(윤성현 감독)'과 '차인표(김동규 감독)'는 기대 이하의 결과물로 혹평을 한 몸에 받았다. 국내 개봉 후 넷플릭스로 향한 '#살아있다(조일형 감독)'는 오히려 해외에서 더 인기를 끈 케이스. 또렷하지 않은 성적표 사이에서 '승리호'는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지 관심이 쏠린다. '사냥의 시간'을 시작으로 '넷플릭스' 공개를 결정지은 작품들은 공통적으로 '정상적 극장 개봉을 하더라도 흥행은 미지수'라는 예측을 피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시국이라는 특이성도 영향력을 끼쳤지만, '오히려 이들 작품들에는 코로나19 상황이 좋은 핑계거리가 됐다'는 의견도 지배적이었다. 실제 일반인 펀딩까지 진행하며 자금을 끌어 들이려 했던 '승리호'는 펀딩에 사실상 실패, 버티고 버틴 후 넷플릭스 카드를 외면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이해관계 속 '넷플릭스 영화'로 정체성을 탈바꿈 시킨 작품들은 수익을 위한 '판매용 상품'에서 더 나아가 '망작' 이미지까지 덧씌워졌다. '승리호'도 제작 단계부터 후반 작업이 진행되는 순간 순간 극과 극 기대치에 휩싸였고, 사전 공개된 콘텐트들마저 호불호 갈리는 평가를 받으면서 긍·부정적 화제성을 동시에 자아냈다. 여기에 넷플릭스 행은 '승리호'에 대한 선입견의 정점을 찍었다. 베일벗은 '승리호'가 보란듯이 반전의 씨앗을 살려내고 흥작의 선봉에 설지 응원의 목소리도 높다. ◇'히어로' 송중기, 영역 확장→이미지 변신 통할까 그 중심에는 히어로 아닌 히어로가 될 송중기가 있다.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하는 조종사 태호로 분한 송중기는 과거 우주 해적단을 이끌었던 리더 장선장(김태리), 거칠어 보이지만 실제로 한없이 따듯한 기관사 타이거 박(진선규), 잔소리꾼이지만 남다른 매력의 작살잡이 로봇 업동이(유해진)와 최초의 우주 팀워크를 뽐낸다. 데뷔 이래 매 캐릭터 찰떡같은 연기력을 자랑하며 작품의 흥망을 떠나 배우 송중기로 손해 보는 일은 없었던 송중기인 만큼 태호로 터질 매력에도 믿음이 더 크다. 운명의 수레바퀴가 잘도 맞물린 듯, 신축년 소의 해를 맞아 소띠 송중기의 활약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승리호' 뿐만 아니라 드라마 '빈센조'로 상반기 존재감은 따 놓은 당상이다. '빈센조'는 조직의 배신으로 한국에 오게 된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가 베테랑 독종 변호사와 함께 악당의 방식으로 악당을 쓸어버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배경도, 스토리도, 캐릭터의 성격도 다르지만 응징의 카타르시스 속 '영웅'을 떠오르게 만드는 큰 맥락은 '승리호'와 '빈센조'가 절묘하게 어울린다. 우주선 조종사부터 마피아의 냉철한 전략가이자 변호사인 콘실리에리 빈센조 까사노까지, 캐릭터 영역 확장과 함께 자연스러운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자 하는 송중기다. 유일무이 송중기가 탄생시킬 전무후무 캐릭터는 송중기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로 빛을 발할 것이라는 평. 이미 몇 번의 신드롬을 일으킨 배우로 움직임 하나하나 이슈화로 이어지게 만드는 송중기가 실망없이 기대에 부응하는 송중기의 저력을 또 한번 확인시킬지 흥미롭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1.20 08:00
연예

[피플IS] 전종서, 빛을 본 이창동의 선구안

한국영화계에 전엔 없던 새로운 얼굴이 나타났다. 영화 '콜(이충현 감독)'을 통해 강렬한 여성 빌런의 등장을 선언한 전종서다. 전종서, 대중에게 낯선 이름일 수 있다. 아직은 아주 짧은 필모그래피를 가진 탓이다. 이창동 감독의 '버닝'(2018). 거장 이창동 감독에게 발탁돼 데뷔작으로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52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어찌됐든 아트 필름으로 분류된 영화의 여주인공이기에 전종서는 아직 익숙지 않은 배우다. 그런 전종서의 두 번째 영화가 공개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개봉을 미루다 넷플릭스 행을 택한 영화 '콜'이다. 코로나19를 비롯한 여러 우려가 많았으나 '콜'이 공개되자마자 파장을 일으켰다. 영숙 역을 맡은 전종서의 발견이 이 파장의 8할이다. '콜'은 한 통의 전화로 연결된 서로 다른 시간대의 두 여자가 서로의 운명을 바꿔주면서 시작되는 광기 어린 집착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다. 14분 분량을 단 한 번의 롱테이크로 촬영한 실험적 기법의 단편영화 '몸 값'으로 각종 시상식을 휩쓴 이충현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극 중 전종서는 자신의 끔찍한 미래를 알고 폭주하는 영숙을 연기한다. 스위치를 '툭'하고 켜듯 어느 순간 내면의 광기를 꺼내 놓는다. 이미 예고편에서도 등장했듯, 광기를 주체하지 못해 연쇄살인마가 되는 인물이다. 지금껏 한국영화에서는 보지 못했던 강렬한 여성 빌런이 이렇게 탄생했다. 영화에는 기존 호러 스릴러 영화에서 가지고 온 클리셰가 적지 않게 등장한다. 이야기 흐름도 예상 가능한 정도를 펼쳐 보인다. 그럼에도 '콜'이 살아 숨쉬는 건 모두 전종서 덕분이다. 이 영화 속에서 전종서는 더 이상 전종서가 아니다. 영숙 그 자체라는 극찬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영화의 이야기는 예상 가능한데, 전종서의 연기는 도무지 예상할 수가 없다. 그래서 전종서의 연기는 사이코패스 영숙의 광기 어린 행동과 많이 닮았다. 이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를 압도하는 전종서의 에너지가 관객을 '콜'이라는 악몽 같은 세계에 깊숙히 빠져들게 한다. 전종서는 자신의 연기에 대해 "매 신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끝내고 임했다"고 말했다. 그는 "촬영 시작 전에 대본을 정말 많이 심도 있게 파고 들었다.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까지 감독님과 하루종일 이야기했다. 나는 '이렇게' 생각했는데, 감독님의 구상이 '이게' 맞는지 체크하고 그림을 흡사하게 맞춰 놓았다. 그림이 완성된 상황에서 촬영에 들어갔다. 촬영에 들어간 후부터는 오늘 내가 무슨 촬영을 하는지에 대해서만 집중했다. 그걸 어떻게 표현해야겠다는 구체적 방안은 연기를 하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임했다. 영숙의 감정이 고조되고 변화돼 가는 것들을 숫자로 생각했다. '오늘은 몇 번까지 끌어올려야겠다' 이런 식으로 감정선을 끌고 갔다"고 설명했다. 그런 전종서와 처음 호흡을 맞춘 이충현 감독은 전종서의 날것 같은 천재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관객을 소름돋게 만드는 결정적인 행동과 대사 일부는 상황에 빠져든 전종서의 애드리브였다고도 전했다. 이 감독은 "거의 매 순간이 날것이었다. 카메라 감독님도 배우가 어떻게 움직일지 모르는 상황에 대해 대비했다. 전종서는 매 테이크마다 다른 움직임을 보여줬다. 박신혜와 전화를 하다가 싱크대 같은 곳에서 주먹질을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배우 말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장면이다. 갑자기 배우가 그런 식으로 움직여서 카메라도 따라갔다. 전종서가 연기할 때 생각을 한다기보다 동물적으로 움직인다"고 했다. 이창동 감독의 선구안은 점차 빛을 보고 있다. '버닝'의 신데렐라였던 전종서는 이제 여성 빌런의 아이콘 자리를 노린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오기 전 배우 케이트 허드슨과 찍은 영화 '모나 리자 앤드 더 블러드문'으로 할리우드 진출도 완수했다. 발칙한 상상력으로 정평이 난 정가영 감독의 영화 '우리, 자영'을 통해 전종서표 로맨틱 코미디도 보여줄 예정이다. 쏟아지는 호평에 전종서는 "이렇게까지 '콜'을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봐주실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노력을 해주신 분들이 생각 났다"면서 "정말 많은 걸 쏟아부었다. 거기에 대해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0.12.01 08: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